삶을 즐기자/세상 사는 이야기81 겨울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앙상한 가지를 뻗고 고고히 서 있는 겨울 나무.저 많은 가지 하나 하나 찬바람과 차가운 공기를 견디며 봄을 기다리고 있다.앙상한 가지 그 위에 얹혀질 초록색 연한 잎들을 꿈꾸며....... 2024. 7. 12. 소네트 66 최근 들려오는 한국 상황들에 자꾸만 올라오는 화를 다스리려 시집을 펼쳤다. 1609년의 이 시인은 어떻게 이렇게 현재의 대한민국을 알았던 것일가? 셰익스피어는 예언자인가보다. 소네트(Sonnet) 66 - 셰익스피어(Shakespeare) 이 모든 것에 지친 나는, 죽음의 안식을 갈망한다 나는 보았다, 재주를 지닌 자가 거지로 태어나고 무능한 자가 아쉬울 것 없이 태어나 화려한 옷을 입는 것을 나는 보았다, 순수한 신의가 비참히 기만당하고 찬란한 명예가 잘못된 이에게 부끄럽게 수여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처녀의 정조가 무참히 짓밟히고 참되고 온전한 사람이 부당하게 모욕당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굳센 자가 나약한 권력자 손아귀 아래 불구가 되고 예술이 권력 앞에 혓바닥이 묶이는 것을 나는 보았다, 어리석은.. 2023. 11. 18. 겨울꽃 봄맞이 겨울 내내 창가에서 화사한 꽃을 보여주던 시클라멘 화분들이 봄이 시작되자 시름시름 기운을 잃어간다. 행여 물주기가 잘못되었나, 창가의 햇볕이 너무 강해졌나, 영양이 모자란가….. 노심초사 전정긍긍…. 오늘 아침 다시 한번 화분들 하나하나 들여다 보며 무얼 챙겨줘야 하나 고민하는 내 눈에 새 잎들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고 올라오는게 보인다. 아, 이젠 겨울 내내 보여주었던 빨갛고 하얀 꽃들이 제 몫을 다 해내고 그 꽃들을 피워 주었던 잎사귀들이 작별을 고하는 시기이구나! 오래된 잎사귀들이 노랗게 변해가는 그 아래에서는 이제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새잎들이 수줍게 올라오고 있구나! 얼마나 아름다운 삶의 순환인가! 시들어가는 잎사귀들을 모두 잘라내니 안쪽에서 새로 올라오고 있는 새 잎들이젠 다음번 만개를 인내심.. 2023. 11. 18. 엄마의 곶감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엄마는 지난 겨울 내내 말린 곶감을 들고 서울 내 거처로 날 만나러 오셨다. 감을 사다 하나하나 깍아 말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곶감 빼먹는 듯 하다는 옛말처럼 냉장고에서 곶감을 아껴가면 빼먹는다. 그리고 엄마가, 아빠가 그립니다. 조홍시가(早紅柿歌) - 박인로 1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조홍감 : 홍시감 아니라도 품음 즉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을 새 글로 설워 하나이다. 소반 위에 놓인 홍시가 매우 곱게도 보이는구나. 유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몸에 품고 돌아갈 만도 하다마는, 품어 가도 반가워해 주실 분이 없으니 그를 서러워하노라 2 옥상에 리어(鯉魚)낙고 맹종(孟宗)의 죽순(竹筍) 것거 감든 말이 희도록 노래자(老萊子)의 옷슬.. 2023. 8. 25. 이전 1 2 3 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