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려오는 한국 상황들에 자꾸만 올라오는 화를 다스리려 시집을 펼쳤다. 1609년의 이 시인은 어떻게 이렇게 현재의 대한민국을 알았던 것일가? 셰익스피어는 예언자인가보다.
소네트(Sonnet) 66
- 셰익스피어(Shakespeare)
이 모든 것에 지친 나는, 죽음의 안식을 갈망한다
나는 보았다, 재주를 지닌 자가 거지로 태어나고
무능한 자가 아쉬울 것 없이 태어나 화려한 옷을 입는 것을
나는 보았다, 순수한 신의가 비참히 기만당하고
찬란한 명예가 잘못된 이에게 부끄럽게 수여되는 것을
나는 보았다, 처녀의 정조가 무참히 짓밟히고
참되고 온전한 사람이 부당하게 모욕당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굳센 자가 나약한 권력자 손아귀 아래 불구가 되고
예술이 권력 앞에 혓바닥이 묶이는 것을
나는 보았다, 어리석은 자가 박사인양 전문가 행세를 하고
단순한 진실은 순진한 말이라고 잘못 불리는 것을
또 나는 보았다, 선한 자가 악한 자의 노예가 되는 것을
이 모든 것에 지친 나는, 그만 떠나고 싶다
그러나 죽으면 사랑하는 이가 홀로 남겨진다는 것이 나를 막는구나
Tired with all these, for restful death I cry,
As to behold desert a beggar born,
And needy nothing trimmed in jollity,
And purest faith unhappily forsworn,
And gilded honor shamefully misplaced,
And maiden virtue rudely strumpeted,
And right perfection wrongfully disgraced,
And strength by limping sway disablèd,
And art made tongue-tied by authority,
And folly, doctor-like, controlling skill,
And simple truth miscalled simplicity,
And captive good attending captain ill.
Tired with all these, from these would I be gone,
Save that to die, I leave my love alone.
1609년 출간된 세익스피어의 ”사절판“의 원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