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카니스탄의 이브에타브리지 라는 시인이 17세기에 썼던 카불에 관한 시의 구절인
'지붕 위에는 희미하게 반짝이는 달들을 셀 수도 없고/ 벽 뒤에 숨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들을 셀 수도 없으리'
에서 인용된 이 소설은 제목처럼 전쟁의 포화와 인간의 잔인함 속에서 꺽이고 좌절하고 짐승처럼 살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도 사랑을 배우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희생을 통해 꿈을 심는 여자들의 천 개의 태양빛처럼 찬란한 이야기이다.



인간이 자기보다 약한 다른 인간에게 보여주는 잔인함과 이기적인 욕망에 치를 떨면서도 그 가운데 피어나는 모성애, 우정, 서로 간에 보여주는 신뢰로 인해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1970년대 초반에서 시작하여 2003년 4월에서 끝맺음하는 이 소설은 한국이 고도성장의 시기와 80년대 민주화 운동 그리고 IMF시대를 거쳐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편입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지구의 또 다른 한편에서는 더욱 더 처절해져 가는 인간 삶의 모습들이 두 여자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아무런 희망도 가질 수 없는 철저한 절망이 무엇인지 서늘하게 다가온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니 가슴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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