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hemistNZ 2023. 8. 25. 13:14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엄마는 지난 겨울 내내 말린 곶감을 들고 서울 내 거처로 날 만나러 오셨다.

감을 사다 하나하나 깍아 말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곶감 빼먹는 듯 하다는 옛말처럼 냉장고에서 곶감을 아껴가면 빼먹는다.

그리고 엄마가, 아빠가 그립니다.

 

조홍시가(早紅柿歌) - 박인로

1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아도 보이나다
유자(柚子) 조홍감 : 홍시감
아니라도 품음 즉 하다마는
품어가 반길 이 없을 새 글로 설워 하나이다.
        소반 위에 놓인 홍시가 매우 곱게도 보이는구나.
        유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몸에 품고 돌아갈 만도 하다마는,
        품어 가도 반가워해 주실 분이 없으니 그를 서러워하노라

2
옥상에 리어(鯉魚)낙고 맹종(孟宗)의 죽순(竹筍) 것거
감든 말이 희도록 노래자(老萊子)의 옷슬 닙고
일생(一生)에 양지성효(養志誠孝)를 증자(曾子)같이 하이라
       옥상의 잉어를 낚고 맹종의 준순을 꺾어
       검었던 머리가 희어지도록 노래자의 옷을 입고
       내 평생에 정성껏 효도함이 증자와 같이 하리라

3
만균(萬勻)을 늘려내야 길게길게 노흘꼬아
구만리(九萬里) 장천(長天)에 가는 해를 자바매어
북당(北堂)의 학발쌍친(鶴髮雙親)을 더듸 늘게 하리이다
       만균의 쇠를 늘여내서 길게길게 끈을 꼬아
       구만리 장천에 떨어지는 해를 잡아 매어
       북당에 거처하시는 흰머리의 부모님을 더디 늙게 하리라

4
군황(群凰) 모다신듸 외가마기 드러오니
백옥(白玉) 사흰 곳애 돌 한아 갓다마는
두어라 봉황도 비조(飛鳥)와 유ᄉᆡ하니 뫼셔논들 엇더하리
      여러 봉황이 모여있는 곳에 까마귀 한 마리가 들어오니
      백옥이 쌓인 곳에 돌 하나가 있는 것 같다마는
      아아! 봉황도 새 중의 하나일 뿐이니 모셔 놓은들 어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