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즐기자/책 이야기

리영희의 대화

AlchemistNZ 2015. 5. 5. 13:16

90년 이전 학번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접해보았을 "우상과 이성", "8억인과의 대화" 등의 저자이며 일제 강점기에서부터 한국전쟁과 경제 개발기 그리고 군부독재의 시대를 거쳐 민주적인 정권 이양 시기까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삶을 살았던 리영희 선생님께서 병석에 계시면서 김헌영 선생님과 대화 형식으로 기록한 자전적 저작물인 책 "대화"는 한 지식인이 격랑의 시대에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 몇달간 틈틈히 읽느라 한꺼번에 쭉 내려읽지 못한게 아쉬울 만큼, 그래서 언젠가 여유로운 때에 꼭 다시한번 읽으리라 다짐하게 만드는 "대화"는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이라는 부제에 걸맞는 진솔한 삶이 담겨져 있다.

 

글을 쓰는 나의 유일한 목적은 진실 이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삶 전체가 진실을 찾고 그 진실을 알리는 일에 온통 바쳐진 리영희 선생님의 일대기를 읽으면서 가끔 소시민적 삶에 안주하고 그 삶을 유지하기 위해 거짓된 것들조차 모른 척 지나가 버리고 마는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 시대, 사상의 스승들이 우리만을 남겨두고 세월과 함께 떠나가고 또 우리는 우리 앞에 새로운 스승들이 나타나 주기를 기다리지만 과연 그런 스승들을 이 시대에 찾아볼 수 있을지... 안타깝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