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즐기자/책 이야기

미야베 미유키 - 화차

AlchemistNZ 2013. 10. 30. 12:50

 

 

 

 

 

일본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책 "화차"는 처음에 아무 생각도 없이 집어든 책이었다.

사실은 영화로 만들어진 줄도 모르고 우연히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너무도 똑같은 일본과 한국의 신용카드 문제를 접하면서 점점 더 책을 놓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소설은 갑자기 약혼자(세키네, 교코)가 사라진 한 청년(가즈야)이 형사가 직업인 자신의 친척(혼마)에게 약혼자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다.

미야베는 이 소설에서 섬세한 어조로 신용불량, 살인, 사회적 관계, 그리고 타인으로 살아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현대인들의 삶의 고독과 자본주의의 허상이 만들어 낸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기위해 살인까지 저질러야 했던 신용불량의 문제는 단지 허영에서 시작된 낙오자들의 최후가 아니라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구조의 늪에 갇혀 행복이라는 신기루를 잡기위해 자본주의라는 허상에 기댈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비극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소설이면서도 신용불량에 관한 구조적 통찰과 법적인 조언까지 사실적으로 꼼꼼히 묘사해주고 있다.

 

 

 

 

 

“뱀이 탈피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요? 목숨 걸고 몇 번이고 죽어라 허물을 벗다보면 언젠가 다리가 나올 거라 믿기 때문이에요. 이번에는 꼭 나오겠지, 이번에는, 하면서.” -미야베 미유키 『화차』 중에서